백일몽. 현실에서 벗어난 헛된 꿈

가끔 그날이 꿈이었으면 했다.
형과 나는 여느 때처럼 개울가에서 놀았다.
햇살은 따뜻했고, 물은 차가웠다.
형이 웃었고, 나도 따라 웃었다.
그날까지는 모든 게 평화로웠다.
노을이 지고, 우리는 산을
나가기 위해 천천히 걷기 시작했다.

형은 앞장섰고, 나는 뒤따랐다.
그러다 어느 순간, 형의 손이 빠져나갔다.
주위를 둘러봤지만, 형은 없었다.
저녁 7시 55분.
나는 혼자였고, 형은 끝내 돌아오지 않았다.
집에 돌아오자 어머니는 울며 말했다.
“너 때문에 형이 사라졌어.”
그 말이 나를 무너뜨렸다.

그날 이후 나는 형이 되어야 했다.
형이 하던 플루트를 배우고, 사람들은 나를 형의 이름으로 불렀다.
나는 점점 ‘나’를 잃어갔다.
밤이면 형이 나타났다.
피투성이 얼굴로, 말없이 나를 바라보았다.
도망치고 싶었지만, 벗어날 수 없었다.
나는 아직도 그날의 숲 속에 머물러 있다.
형의 손을 놓친 그 순간에서,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한 채로.

end.